전화기를 집어던진 신인, 500홈런의 사라지지 않는 긴장감 – 최정 뒷이야기
프로야구 역사에 ‘전화기를 던진 신인’으로 시작해 ‘500홈런의 사나이’로 완성된 인물이 있다. 바로 SSG 랜더스의 최정이다. 그는 단순히 홈런 타자가 아니라, 불안과 권태, 기쁨과 몰입을 모두 품은 ‘인간적인 기록의 집합체’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잘 몰랐던 최정의 뒷이야기 — 옥상 훈련부터 1군 콜업 전화, 권태기, 그리고 500홈런 이후까지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1. 옥상으로 올라가던 소년
중학생 시절의 최정은 야구장보다 ‘집 옥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방에 들어오기도 전에 배트를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고, 혼자 스윙을 반복했다. 누가 시켜서도, 코치가 지켜봐서도 아니었다. 그냥 야구가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의 동생 최항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형이 옥상에서 혼자 훈련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별것 아닌 일처럼 들리지만, 그것이 훗날 ‘최정의 루틴’이 된다.
아무도 모르는 옥상에서의 그 시간들이, 나중에 홈런으로 증명된 셈이다. 이쯤 되면 야구를 ‘일’로 한 게 아니라, ‘놀이’로 여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2. “1군은 가고 싶지 않았다” – 전화기를 던진 신인
2006년 신인 시즌, 최정은 2군에서 야구를 하던 중 갑작스런 1군 콜업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선수와 달리 그는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화를 받고 “제발 불러주지 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1군은 무서웠다. 내가 설 무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화를 끊고, 충동적으로 휴대폰을 던졌다. 그야말로 공포와 압박감이 한꺼번에 밀려온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1군으로 올라갔고, 대타로 첫 타석에 섰다.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휘두른 공은 홈런이 되었다. 그 한 방이 두려움을 깨뜨린 순간이었다.
3. 권태기, 부상, 그리고 다시 초심으로
프로 데뷔 후에도 최정의 커리어는 순탄하지 않았다. 2014년, 그는 홈런을 치고도 이상하게 야구가 재미없었다고 했다. 부상, 반복된 루틴, 그리고 끝없는 비교 속에서 권태기가 찾아왔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시기가 날 만들었다.” 그는 야구를 ‘이겨야 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배워야 하는 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똑같은 루틴 — 준비운동, 스트레칭, 배팅 — 그 단조로움 속에서 다시 재미를 찾았다. 최정의 꾸준함은 화려한 천재성보다 이런 ‘반복의 근성’에서 나온다.
| 시기 | 사건 | 키워드 |
|---|---|---|
| 10대 | 옥상 혼자 훈련 | 몰입, 순수 |
| 2006 | 1군 콜업 전화 후 대타 홈런 | 두려움, 전환 |
| 2014 | 권태기와 부상 | 혼란, 자각 |
| 2025 | KBO 최초 500홈런 달성 | 감사, 긴장 |
4. 500홈런의 끝, 그리고 여전히 남은 긴장감
2025년 5월, 그는 KBO 역사상 최초로 500홈런을 달성했다. 수많은 기자가 몰리고, 동료들이 물세례를 쏟았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그는 뜻밖의 말을 남겼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매 타석은 새롭다.” 신인 시절의 긴장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그에게 홈런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공을 넘기는 순간보다, 그 공을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최정의 야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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